‘L’Enfant sauvage’는 고지라가 2012년 6월 26일 로드러너 레코드를 통해 발표한 다섯 번째 정규 앨범이다. 밴드가 메이저 레이블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이전보다 더욱 응축된 사운드와 장대한 곡 구조를 통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알린 앨범으로 평가된다.
앨범의 구상과 프리 프로덕션은 프랑스 남서부에 위치한 밴드의 자체 스튜디오 ‘Le Studio des Milans’에서 이뤄졌고, 녹음과 공동 프로듀싱은 조 뒤플랑티에와 조시 윌버가 뉴욕에서 진행했다. 고지라는 이 작품에서 사운드의 ‘힘’과 밀도를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곡 구조에서는 보다 서사적이고 ‘에픽한’ 흐름을 강조했다.
앨범 제목은 프랑수아 트뤼포의 영화 ‘L’Enfant sauvage’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영화는 숲 속에서 홀로 자라 문명 사회와 단절된 채 발견된 아이, 빅토르 드 라베이롱의 실화를 다룬다. 고지라는 이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규범, 죄책감, 정체성 이전의 상태, 즉 인간이 자연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본질적인 존재 상태를 사유한다. 문명 속 인간이 잃어버린 감각과 자유에 대한 질문이 앨범 전반을 관통한다.
조 뒤플랑티에는 이 앨범을 ‘자유와 책임’에 대한 성찰로 설명한다. 음악가로서 외부의 통제 없이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지만, 그 자유는 곧 스스로 감당해야 할 책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자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앨범은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품은 채 살아가는 태도 자체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인간의 조건, 영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오랜 집착 역시 이 작품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수록곡 ‘The Gift of Guilt’는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죄책감이라는 주제를 다루며, 개인의 감정이 어떻게 역사와 집단의 기억으로 이어지는지를 탐구한다. 또한 앨범 작업 기간 중 조 뒤플랑티에는 아버지가 됐고, 이 경험은 삶, 탄생, 책임이라는 주제를 더욱 현실적이고 밀도 있게 바라보게 만든 계기로 작용했다.
‘L’Enfant sauvage’는 고지라가 기술적 헤비니스와 철학적 사유를 동시에 유지하면서도, 보다 직관적이고 강력한 표현 방식으로 나아간 전환점이다. 이 앨범은 인간의 본질과 자유에 대한 질문을 무겁지만 선명한 언어로 던지며, 이후 고지라가 도달하게 될 대중적·예술적 확장의 출발점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