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익스트림 메탈 밴드 베헤모스가 터키에서 예정돼 있던 공연이 당국의 결정으로 취소된 것과 관련해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이를 “이데올로기가 예술적 표현과 문화적 자유를 억압한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베헤모스는 2월 11일 성명을 통해 이스탄불과 앙카라 공연이 모두 취소됐음을 확인했다. 밴드는 하루 종일 당국과 협의하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취소는 일부 종교 단체가 베헤모스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사탄적 선전’으로 규정하며 압박을 가한 이후 내려진 결정으로 전해졌다.
밴드는 “이는 이데올로기가 예술적 표현을 억누르고 문화적 자유를 제한한 또 하나의 사례”라며, “베헤모스는 항상 창작의 독립성과 검열 없는 예술 활동의 권리를 지지해 왔다. 음악은 위협이 아니지만, 음악을 침묵시키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이들에게 경고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연을 기다리던 팬들과 먼 길을 이동한 관객들에게 깊은 사과를 전하며, 터키 팬들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이스탄불 베식타슈 구청은 해당 공연들이 ‘사회적 가치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으며, 온라인상에서 확산된 반발 여론과 사탄주의 관련 비난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관련 법률을 근거로, 이스탄불 조를루 PSM과 조를루 센터 전반에서 이틀간 모든 콘서트와 티켓 행사, 공공 이벤트가 전면 금지됐다. 이스탄불 주지사 다부트 귈 역시 “사회를 타락시키는 어떤 활동도 이스탄불에서 허용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해당 결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베헤모스 공연뿐 아니라 같은 기간 예정돼 있던 다른 콘서트와 페스티벌까지 함께 취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친정부 성향의 이슬람 방송 매체는 베헤모스와 함께 다른 메탈 밴드를 거론하며 “청소년에게 위협이 되는 사탄주의를 조장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베헤모스는 과거에도 종교적 논란과 법적 문제를 겪어온 밴드다. 프런트맨 네르갈은 2021년 폴란드에서 종교 감정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가, 이후 항소 끝에 사건이 최종적으로 기각된 바 있다. 이러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밴드는 예술적 자유와 표현의 권리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베헤모스는 “언젠가 간섭 없이 이스탄불과 앙카라 무대에 다시 설 수 있기를 바란다”며 터키 팬들과의 재회를 약속했다.
